새벽을 깨우는 여자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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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31회 작성일26-08-11 13:29본문
5회
아침 8:35
같은 꿈을 향해 같은 호흡으로 첨 불렀었던 우리들의 멜로디
그때 기억나니?
그 추운밤 함께 부르던 우리로 하나되던 그 노래들로
아무런 말없이 그렇게 힘이 되어줬다는걸
......
준석이가 즐겨듣는 노래 "너도 그렇게 걸어줘"가 차안에 흘러퍼졌다.
준석이는 차창밖으로 모아산 풍경을 흠상하면서 절주에 따라 함께 흥얼거렸다.
유미는 자동차핸들을 두손으로 꼭 잡고 끊임없이 앞에서 달리고 있는 자동차들을
주시하고 있었지만, 아침에 만삭이 된 배를 끌어안고 찾아온 은주의 모습이 떠올랐다.
.......
세상속에 부딪치고 깨져도
모질게 너를 버려주더라도
끝까지 이길을 힘써 걸어갈게
너도 그렇게 걸어줘
널 바라봤던 그때의 눈빛으로
이 캄캄한 길을 비춰줘
이 길 끝에서 서로 웃으며 만날수 있게.
"누나~ 우리 청담동에 들려서 블랙커피 마실가?"
준석이는 멀리서부터 청담동커피숍을 발견하고 말했다.
"어? 그래~"
"아침에 커피마셨는데 또 커피냐?"
어머니는 뒤좌석 깊숙이 몸을 묻고 가볍게 눈을 감은채 반대표를 던졌다.
어머니는 깨끗한 물을 많이 마시는것이 건강에 좋다고 고집하는 분이시다.
"예~알겠슴다~"
유미는 오늘만큼은 어머니의 신경을 건드리고싶지않았다.
준석이는 유미한테 눈을 찡긋 하고 개구쟁이처럼 씽긋 웃으며 말했다.
"GO~ GO"
유미는 자동차 음악리스트에서 BTS 의《Dynamite》를 검색했다.
........
This is getting heav
Can you hear the bass boom? I'm read
Life is sweet as hone
Yeah, this beat cha-ching like mone
Disco overload, I'm into that, I'm good to g
I'm diamond, you know I glow up
Let's go
.......
활기찬 댄스곡을 들으면서 룡정개발구에 들어서니
쭉~ 뻗은 넓은 도로를 통해 해란강 평강벌이 눈앞에 환하게 펼쳐졌다.
앞에서는 해란강이 조용히 흐르고 있고
뒤에서는 웅장한 모아산이 지켜주는 아름다운 동네다.
유미는 집앞에 주차한후, 차문을 열고 먼저 내렸다.
파아란 하늘을 쳐다보면서 한껏 시원한 공기를 페부깊은곳까지 들이마셨다.
자연이 선물한 깨끗한 공기를 농촌에서만 무료로 마실수있었다.
유미는 맛있는 바람냄새를 만끽하고있었고
준석이는 자연의 소리에 흠뻑 젖어있었다.
뻐꾸기는 뻐꾹뻐꾹, 이름모를 새들이 지종지종 재잘재잘,늪의 개구리는 개굴개굴 ,
아직 소리를 못 배운 올챙이는 기운껏 헤염쳐댄다.
준석이는 "야~호~~~"를 웨치면서 룰루랄라 새들과의 대화를 시도해본다.
유미는 그동안 도시에서 속세의 돈 세는 소리에만 익숙해져서
자연의 소리랑 멀어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니 부끄러음을 금치못했다.
자연과 마음의 소리가 어울릴때 ,비로소 진정한 나 자신을 찾을수 있음을 느꼈다.
유미는 파아란 하늘과 따스한 햇살, 그리고 깨끗한 공기,
고요한 저 강과 예쁜 새들과 더불어 자연의 소리와 함께 농촌에서 살고싶었다.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기 위하여...
유미가 농촌집대문을 열자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서
유미네 가족을 반겨주었다.
"얘들아, 우선 잡초부터 뽑고 마당부터 정리하자~"
"오케이"
준석이는 두말없이 어머니가 건네주는 장갑을 받았다.
"우리아들 최고!"
어머니는 준석이를 향하여 두 엄지손가락을 들고 칭찬했다.
"엄마, 아들이 있으니 든든하지?"
"그럼~엄청 든든하다~"
유미는 배시시 웃으면서 준석이와 함께 마당에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
"김선생님, 오셨네요~오랜만임다~"
재혁이어머니가 지나가다가 유미차를 발견하고 대문을 열고 걸어들어오셨다.
"네~오랜임다~잘 지내셨습니까~"
재혁이어머니는 유미어머니와 반갑게 미국식으로 포옹했다.
유미와준석이는 마당에서 잡초를 뽑다가 일어서서 허리굽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
"와~준석이 키 많이 컸구나"
재혁이어머니는 유미와 준석이를 따뜻하게 포옹해주셨다,
" 바깥일은 남자들이 해야지요..."
재혁이어머니는 바지호주머니에서 손전화를 꺼내 남편한테 전화했다.
"와이~ 빨리 앞집으로 오쇼~유미네식구들이 왔슴다~"
잠시후, 재혁이아버지가 싱글벙글 웃으시면서 유미네대문으로 들어오셨다.
"김선생님, 환영합니다~허허"
"감사합니다~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유미어머니는 허리굽혀 공손하게 인사드렸다.
재혁이아버지는 허리춤에서 하얀색 장갑을 꺼내서 끼고 마당정리에 나섰다.
"유미야, 나와준석이면 충분해~"
유미는 재혁이아버지를 보는순간 아빠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났다.
재혁이어머니는 유미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남자들한테 맡기고 우린 집안청소나 하자."
유미는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부모님한테서
재혁이같은 냉혈동물이 태여난 사실을 믿을수없었다.
유미는 의사의 본능으로 의학적인 분석을 하게 되였다.
DNA가 잘못 조합된걸가?
오전11:27분
재혁이아버지가 도와주신 덕분에 마당에는 잡초 한포기 없이 깨끗했다.
마당주위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화사하게 심어져있었다.
잘 꾸며진 화단에서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커피마시는것이 유미의 로망이다.
꽃향기가 가득한 마당을 둘러보면서 유미는 만감이 교차되였다.
재혁이어머니는 직접 키운 수탉을 잡아서 삼계탕을 끓이고 있었고
농촌에서 키운 유기농오이로 연변전통식냉채를 버무리고있었다.
어머니는 호박전과 송이버섯전, 고사리무침, 더덜기무침을 만드셨다.
유미가 제일 좋아하는 야채닭고기샐러드와 준석이가 제일 좋아하는 궈보뤄이까지....
어느새 상다리 부러지게 점심상을 푸짐히 차려놓았다.
재혁이아버지와 준석이는 깨끗하게 세수를 하고나서 밥상에 마주앉았다.
"수고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어머니는 10여년되는 모태주를 꺼내서 재혁이아버지한테 술한잔 따라드렸다.
"별말씀을요~ 가족끼리 감사는 무슨..."
재혁이어머니는 직접 만든 막걸리를 유미어머니께 한잔 따랐다.
유미는 재혁이어머니한테 막걸리를 한잔 따라드렸다.
준석이한테는 수박쥬스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재혁이아버지가 술잔을 들고 한마디 건배사를 웨치자
모두가 함께 위하여를 세번 웨쳣다.
"앞으로 농촌에서 우리같이 삽시다. "
"우리준석이 학교가 멀어서 걱정임다."
"요즘 집집마다 자동차있는데, 30분정도거리는 가까운거지요~"
재혁이어머니는 미국생활에 습관되여 한시간정도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유미가 매일아침마다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하긴 하는데.."
"엄마~내걱정하지마쇼."
준석이는 어머니가 농촌에서 재혁이어머니와 함께 행복하시기를 희망했다.
유미는 어머니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위하여
공기좋고 조용한 농촌이 최선의 선택이라도 생각했다.
유미는 어머니가 행복한듯 미소짓고있지만 미소뒤에 숨어있는 상처를 느낄수있었다.
이 자리에 아버지도 함께 계셨다면 얼마나 좋을가?
유미아버지와 재혁이아버지는 짜개바지친구였고
2000년초반에 미국으로 함께 가서 20여년동안 생사고락을 나누었다.
1990년초, 한국과 미국은 많은 조선족들에게 꿈의 천당이였다.
중국은 개혁개방이 시작되였지만,
연해도시와 광동성 심천시만 특별혜택을 받았고
동북지역의 경제는 넉넉치못하여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더좋은 환경을 주기 위하여
북경, 천진, 위해, 청도, 연태, 상해, 심천등 연해도시로
한국기업에서 일자리를 찾아떠났고,
대부분 농촌사람들은 고리대를 빌려 비싼 수수료를
연길여행사에 지불하고 한국으로 노무수출하셨고
몇년간 한국과 대도시에서 피땀으로 번돈을
연길여행사에 몇십만원씩 수속비를 지불하고
홍콩과 태국을 거쳐 태평양을 건너 미국행을 선택하셨다.
미국은 기회의 나라였지만 조선족들은 중학교에서 일본어만 배웠고
영어한마디 제대로 못배웠기에,
건설현장에서 벽돌을 나르고 용접공일을 하면서 달러를 모았다.
심지어 낮에는 건설현장에서, 밤에는 식당주방에서 접시를 씻으면서
고향친구들끼리 합숙하여 아껴먹고 아껴쓰고 열심히 모은 달러를
고향에 보내여 자녀교육비와 부모님효도비용으로 사용했다.
그 시절 미국에서 부모님들의 꿈은 소박했다.
연길에서 세집생활의 종지부를 찍고 작은 집한채를 마련하여
자녀들에게 안정된 생활환경을 마련해주고 대학교육을 시키는것이였다.
가족을 위한 순수한 꿈을 이루기 위하여 자신의 젊음과 청춘을 미국땅에 바쳤다.
30대초반에 미국에 날아갔던 부모님들은 코로나기간에 은퇴를 준비하는 중년이 되어
하나,둘 고향에 돌아오셔서 창업을 시작했다.
재혁이아버지도 코로나기간에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귀농을 결심했다.
연변에서 물좋고 산좋은 룡정땅을 사서 직접 집 두채를 짓었다.
유미네집과 재혁이네집은 설계와 인테리어까지 똑같았다.
재혁이아버지는 모태주 세잔을 마시고나서 미국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두들 한참 재미있게 재혁이아버지 이야기를 듣고있는데
재혁이가 하얀색 운동복차림으로 유미네집대문을 열고 들어오고있었다.
두손에는 커다란 과일주머니가 들려있었다.
준석이가 먼저 재혁이를 알아보고 소리쳤다.
"재혁이헨님이 왔슴다~"
일제히 모든 시선이 마당쪽을 향했다.
재혁이어머니가 아들을 보자 얼굴에 함박꽃이 피여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재혁이손에 들고있는 과일주머니를 받았다.
"사랑하는 아들, 밥은 먹고다니냐?"
"점심먹으러 왔슴다."
재혁이는 넉살좋게 웃으며 나이키신발을 벗고 구들위로 올라왔다.
"재혁아~ 오랜만이다~ 마침 잘왔어~"
유미어머니는 반색을 하면서 밥상에 수저와 밥그릇을 챙겨주었다.
"은주는? "
며느리사랑은 시아버지라더니 재혁이아버지는 은주문안부터 하셨다.
"집에서 잠다."
재혁이는 감히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재혁이는 부모님들께 한잔씩 술을 따라드리고나서
유미옆에 엉뎅이를 붙히고 앉았다,
유미는 재혁이를 보는순간 모아산에 끌고가서 패주고싶었다.
하지만 재혁이부모님면목을 보고 참고 또 참았다.
재혁이는 왜 혼자 농촌으로 내려왔을가?
은주와 또 싸웠을가?
.............
오후 12: 36분
유미어머니는 꽃향기 머금은 향긋한 차와 오렌지와 포도등 과일을 후식으로 준비하고 계셨다.
설거지를 마친 유미는 재혁이옆에 다가가 말을 건넸다.
"모아산에 산책하러 가자~"
재혁이는 두말없이 신발을 찾아신고 유미뒤를 따라 나왔다.
청량한 초여름의 숲속길입구,
유미와 재혁이는 말없이 나무계단을 따라 모아산으로 올라갔다.
은은하게 스며드는 햇살을 받으며 모아산절반쯤 올라가니
유미는 숨이차서 대리석걸상에 걸터앉았다.
짙고 깊은 녹음의 모아산중턱에서
해란강벌판을 내려다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것같았다.
유미와 재혁이는 해란강벌판을 향하여 "야~호"를 소리높이 웨쳤다.
유미가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피톤치트향을 만끽하고있을때
재혁이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너도 한대 피울래?"
재혁이는 담배한대를 건네주면서 유미옆에 앉았다.
"너 진짜 오늘 나한테 맞을래?"
유미는 재혁이를 흘겨보면서 담배를 사양했다.
"오늘 너한테 단단히 맞을 각오를 하고 왔다."
"아~ 진짜~넌 맞아야 정신차린다 ."
유미는 주먹으로 재혁이의 팔을 한매 때렸다.
재혁이의 팔은 근육이 단단해서 오히려 유미의 주먹이 튕겨나왔다.
경찰학교에서 몇년동안 특수훈련을 받은 재혁이는 몸자체가 강철이였다.
재혁이는 아픈 주먹을 문지르는 유미를 보면서 피씩 웃었다.
그리고 입에서 후~하고 담배연기를 모락모락 뿜어냈다.
"한가지 물어봐도 돼?"
유미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재혁이한테 물었다.
"아프게 물지말구 살살 물어라."
"헐~"
"너는 은주를 진짜 사랑하니?"
"휴~~알면서 왜 물어?"
"내가 너의 맘을 어떻게 아니? "
"니가 모르면 간첩이지"
"간첩좋아하고있네~진짜 제대로 말해봐"
"나도 몰라."
"그럼 왜 결혼한거니?"
" 엄마가 강박해서 울며겨자먹기로 했다."
"너 진짜 그것도 말이라고 하니?"
유미는 무의식적으로 또 주먹으로 재혁이의 가슴을 한매 쳤다.
"아~!"
유미는 너무나도 팔이 아파서 외마디 함성을 질렀다.
재혁이의 가슴근육도 강철처럼 단단했다.
"은주 오늘아침에 울면서 우리집에 찾아왔더라."
"한동안 잠잠하더니 왜 또 은주를 울게 만드니?"
"어제 3차까지 마시구 사우나에서 땀을 뺐어."
"그럼 새벽에라도 집에 들어가야 할거 아니야?"
"사우나에서 잠들어버린걸 나보고 어떡하라구?"
"너의 맘속에는 은주라는 존재가 있니? 없니?"
"은주가 새벽까지 안자고 너를 기다리는걸 뻔히 알면서..."
"먼저 자라고 말했는데 자꾸 전화질하니까 짜증나..휴~."
재혁이는 자기도 속이 타는듯 담배연기로 한숨을 푸~하고 내쉬였다.
"너같으면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않았는데 잠이 오겠니?"
" 피곤하면 먼저 자면 되지,"
"야! 정말 콱~."
유미는 재혁이와 대화가 안되자, 젖먹던힘으로 재혁이의 다리를 콱 찼다.
유미의 발목이 끊어지는듯 아팠다.
은주대신 복수하려다가 본전도 못찾고 오히려 당했다.
"아! "
"다리에 강철을 붙혔니?"
"아니~"
재혁이는 담배꽁초를 발로 부비면서 대답했다.
"은주 애기낳으면 난 이혼할거다."
"너 정말 책임감이라곤 손톱만큼도 없구나"
"나는 분명 콘돔을 사용했거든. 저애가 내꺼라구 믿어지지않는다."
"찢어진 입이라구 함부로 말하지마라. 은주는 너밖에 몰라"
"하여튼 이 결혼은 내가 원해서 한 결혼이 아니야"
"그럼 애는 어떡하구?"
"우리엄마 키워주겠지뭐"
"니가 만든애를 왜 너네 엄마가 키워주냐?"
"그리구 은주가 애까지 있는데 이혼해줄것같니?"
"이혼안해주면 난 지구촌에서 사라질거다."
"너같은 경찰이 있기에 세상이 이모양이꼴로 돌아가는거야~"
"경찰은 이혼못한다고 법에 규정되여있니?"
"야~!"
유미가 할말을 잃고 또다시 왼쪽발로 재혁이다리를 차려고 하자
이번에는 재혁이가 잽싸게 다리를 들었다.
"너는 지금부터 나와 친구도 아니다."
"니맘대로 안될걸."
"헐~"
유미는 대리석걸상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유미는 그자리에 푹 주저앉았다.
재혁이를 발로 찼더니 유미의 발목뼈가 잘못된것같았다.
유미는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럼 난 먼저 내려간다이~.바이바이~"
"야! 너~ 4가지~의리도 없는놈~"
"야~너 정말 인간맞어? "
유미가 뭐라고 욕하든 재혁이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유미는 재혁이의 커다란 뒤모습을 바라보면서 엄청 후회했다.
지금부터 친구가 아니란말은 하지말았어야 하는데....ㅠㅠ
.......
유미가 준석이한테 연락하려고 손전화를 찾았지만 호주머니에 없었다.
집에서 손전화를 충전해둔채로 나왔던것이다.
손목시계를 확인하니 오후 4시 6분을 가리키고있었다.
유미는 넓은 바다에 홀로 던져진 고독한 표류자와 같은 마음이 들었다.
숲속에는 귓가를 간지럽히는싱그러운 새소리만 들려왔다
유미가 푸른숲사이로 해란강벌판을 멍하니 내려다보면서
하나,둘,셋,넷,다섯,,,,,스물일곱을 세고 있을때쯤
누군가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오는 발걸음소리가 들렸다.
유미의 시선이 나무계단쪽으로 쏠렸다.
유미는 재혁이가 돌아올거라고 굳게 믿고있었다.
유미와 재혁이가 20여년동안 쌓아온 끈끈한 우정때문에.,,,
"자~오빠한테 업혀라~"
재혁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유미앞에 쭈쿠리고 앉았다.
"오빠 좋아하구있네~혼자 간다메? 왜 돌아왔어?"
사실 재혁이는 유미보다 일주일 먼저 태여났다.
맨날 자기가 오빠라고 고집부린다.
유미는 재혁이가 철이안든다고 맨날 동생취급해버렸다.
"주둥이만 살아가지구 빨리 업혀라"
"내가 50키로되는데 업을수 있겠니?"
"100키로라도 괜찮아~"
" 연길에 소문나겠다. 안돼"
"해가 저물기전에 빨리 내려가자"
하늘을 쳐다보니 태양이 이미 서쪽하늘을 빨갛게 물들이고있었다.
유미는 할수없이 살며시 재혁이 어깨를 잡고 뒤잔등에 살짝 업혔다.
재혁이는 유미를 애기업듯이 두손으로 다리를 꼭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아침 8:35
같은 꿈을 향해 같은 호흡으로 첨 불렀었던 우리들의 멜로디
그때 기억나니?
그 추운밤 함께 부르던 우리로 하나되던 그 노래들로
아무런 말없이 그렇게 힘이 되어줬다는걸
......
준석이가 즐겨듣는 노래 "너도 그렇게 걸어줘"가 차안에 흘러퍼졌다.
준석이는 차창밖으로 모아산 풍경을 흠상하면서 절주에 따라 함께 흥얼거렸다.
유미는 자동차핸들을 두손으로 꼭 잡고 끊임없이 앞에서 달리고 있는 자동차들을
주시하고 있었지만, 아침에 만삭이 된 배를 끌어안고 찾아온 은주의 모습이 떠올랐다.
.......
세상속에 부딪치고 깨져도
모질게 너를 버려주더라도
끝까지 이길을 힘써 걸어갈게
너도 그렇게 걸어줘
널 바라봤던 그때의 눈빛으로
이 캄캄한 길을 비춰줘
이 길 끝에서 서로 웃으며 만날수 있게.
"누나~ 우리 청담동에 들려서 블랙커피 마실가?"
준석이는 멀리서부터 청담동커피숍을 발견하고 말했다.
"어? 그래~"
"아침에 커피마셨는데 또 커피냐?"
어머니는 뒤좌석 깊숙이 몸을 묻고 가볍게 눈을 감은채 반대표를 던졌다.
어머니는 깨끗한 물을 많이 마시는것이 건강에 좋다고 고집하는 분이시다.
"예~알겠슴다~"
유미는 오늘만큼은 어머니의 신경을 건드리고싶지않았다.
준석이는 유미한테 눈을 찡긋 하고 개구쟁이처럼 씽긋 웃으며 말했다.
"GO~ GO"
유미는 자동차 음악리스트에서 BTS 의《Dynamite》를 검색했다.
........
This is getting heav
Can you hear the bass boom? I'm read
Life is sweet as hone
Yeah, this beat cha-ching like mone
Disco overload, I'm into that, I'm good to g
I'm diamond, you know I glow up
Let's go
.......
활기찬 댄스곡을 들으면서 룡정개발구에 들어서니
쭉~ 뻗은 넓은 도로를 통해 해란강 평강벌이 눈앞에 환하게 펼쳐졌다.
앞에서는 해란강이 조용히 흐르고 있고
뒤에서는 웅장한 모아산이 지켜주는 아름다운 동네다.
유미는 집앞에 주차한후, 차문을 열고 먼저 내렸다.
파아란 하늘을 쳐다보면서 한껏 시원한 공기를 페부깊은곳까지 들이마셨다.
자연이 선물한 깨끗한 공기를 농촌에서만 무료로 마실수있었다.
유미는 맛있는 바람냄새를 만끽하고있었고
준석이는 자연의 소리에 흠뻑 젖어있었다.
뻐꾸기는 뻐꾹뻐꾹, 이름모를 새들이 지종지종 재잘재잘,늪의 개구리는 개굴개굴 ,
아직 소리를 못 배운 올챙이는 기운껏 헤염쳐댄다.
준석이는 "야~호~~~"를 웨치면서 룰루랄라 새들과의 대화를 시도해본다.
유미는 그동안 도시에서 속세의 돈 세는 소리에만 익숙해져서
자연의 소리랑 멀어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니 부끄러음을 금치못했다.
자연과 마음의 소리가 어울릴때 ,비로소 진정한 나 자신을 찾을수 있음을 느꼈다.
유미는 파아란 하늘과 따스한 햇살, 그리고 깨끗한 공기,
고요한 저 강과 예쁜 새들과 더불어 자연의 소리와 함께 농촌에서 살고싶었다.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기 위하여...
유미가 농촌집대문을 열자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서
유미네 가족을 반겨주었다.
"얘들아, 우선 잡초부터 뽑고 마당부터 정리하자~"
"오케이"
준석이는 두말없이 어머니가 건네주는 장갑을 받았다.
"우리아들 최고!"
어머니는 준석이를 향하여 두 엄지손가락을 들고 칭찬했다.
"엄마, 아들이 있으니 든든하지?"
"그럼~엄청 든든하다~"
유미는 배시시 웃으면서 준석이와 함께 마당에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
"김선생님, 오셨네요~오랜만임다~"
재혁이어머니가 지나가다가 유미차를 발견하고 대문을 열고 걸어들어오셨다.
"네~오랜임다~잘 지내셨습니까~"
재혁이어머니는 유미어머니와 반갑게 미국식으로 포옹했다.
유미와준석이는 마당에서 잡초를 뽑다가 일어서서 허리굽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
"와~준석이 키 많이 컸구나"
재혁이어머니는 유미와 준석이를 따뜻하게 포옹해주셨다,
" 바깥일은 남자들이 해야지요..."
재혁이어머니는 바지호주머니에서 손전화를 꺼내 남편한테 전화했다.
"와이~ 빨리 앞집으로 오쇼~유미네식구들이 왔슴다~"
잠시후, 재혁이아버지가 싱글벙글 웃으시면서 유미네대문으로 들어오셨다.
"김선생님, 환영합니다~허허"
"감사합니다~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유미어머니는 허리굽혀 공손하게 인사드렸다.
재혁이아버지는 허리춤에서 하얀색 장갑을 꺼내서 끼고 마당정리에 나섰다.
"유미야, 나와준석이면 충분해~"
유미는 재혁이아버지를 보는순간 아빠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났다.
재혁이어머니는 유미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남자들한테 맡기고 우린 집안청소나 하자."
유미는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부모님한테서
재혁이같은 냉혈동물이 태여난 사실을 믿을수없었다.
유미는 의사의 본능으로 의학적인 분석을 하게 되였다.
DNA가 잘못 조합된걸가?
오전11:27분
재혁이아버지가 도와주신 덕분에 마당에는 잡초 한포기 없이 깨끗했다.
마당주위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화사하게 심어져있었다.
잘 꾸며진 화단에서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커피마시는것이 유미의 로망이다.
꽃향기가 가득한 마당을 둘러보면서 유미는 만감이 교차되였다.
재혁이어머니는 직접 키운 수탉을 잡아서 삼계탕을 끓이고 있었고
농촌에서 키운 유기농오이로 연변전통식냉채를 버무리고있었다.
어머니는 호박전과 송이버섯전, 고사리무침, 더덜기무침을 만드셨다.
유미가 제일 좋아하는 야채닭고기샐러드와 준석이가 제일 좋아하는 궈보뤄이까지....
어느새 상다리 부러지게 점심상을 푸짐히 차려놓았다.
재혁이아버지와 준석이는 깨끗하게 세수를 하고나서 밥상에 마주앉았다.
"수고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어머니는 10여년되는 모태주를 꺼내서 재혁이아버지한테 술한잔 따라드렸다.
"별말씀을요~ 가족끼리 감사는 무슨..."
재혁이어머니는 직접 만든 막걸리를 유미어머니께 한잔 따랐다.
유미는 재혁이어머니한테 막걸리를 한잔 따라드렸다.
준석이한테는 수박쥬스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재혁이아버지가 술잔을 들고 한마디 건배사를 웨치자
모두가 함께 위하여를 세번 웨쳣다.
"앞으로 농촌에서 우리같이 삽시다. "
"우리준석이 학교가 멀어서 걱정임다."
"요즘 집집마다 자동차있는데, 30분정도거리는 가까운거지요~"
재혁이어머니는 미국생활에 습관되여 한시간정도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유미가 매일아침마다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하긴 하는데.."
"엄마~내걱정하지마쇼."
준석이는 어머니가 농촌에서 재혁이어머니와 함께 행복하시기를 희망했다.
유미는 어머니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위하여
공기좋고 조용한 농촌이 최선의 선택이라도 생각했다.
유미는 어머니가 행복한듯 미소짓고있지만 미소뒤에 숨어있는 상처를 느낄수있었다.
이 자리에 아버지도 함께 계셨다면 얼마나 좋을가?
유미아버지와 재혁이아버지는 짜개바지친구였고
2000년초반에 미국으로 함께 가서 20여년동안 생사고락을 나누었다.
1990년초, 한국과 미국은 많은 조선족들에게 꿈의 천당이였다.
중국은 개혁개방이 시작되였지만,
연해도시와 광동성 심천시만 특별혜택을 받았고
동북지역의 경제는 넉넉치못하여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더좋은 환경을 주기 위하여
북경, 천진, 위해, 청도, 연태, 상해, 심천등 연해도시로
한국기업에서 일자리를 찾아떠났고,
대부분 농촌사람들은 고리대를 빌려 비싼 수수료를
연길여행사에 지불하고 한국으로 노무수출하셨고
몇년간 한국과 대도시에서 피땀으로 번돈을
연길여행사에 몇십만원씩 수속비를 지불하고
홍콩과 태국을 거쳐 태평양을 건너 미국행을 선택하셨다.
미국은 기회의 나라였지만 조선족들은 중학교에서 일본어만 배웠고
영어한마디 제대로 못배웠기에,
건설현장에서 벽돌을 나르고 용접공일을 하면서 달러를 모았다.
심지어 낮에는 건설현장에서, 밤에는 식당주방에서 접시를 씻으면서
고향친구들끼리 합숙하여 아껴먹고 아껴쓰고 열심히 모은 달러를
고향에 보내여 자녀교육비와 부모님효도비용으로 사용했다.
그 시절 미국에서 부모님들의 꿈은 소박했다.
연길에서 세집생활의 종지부를 찍고 작은 집한채를 마련하여
자녀들에게 안정된 생활환경을 마련해주고 대학교육을 시키는것이였다.
가족을 위한 순수한 꿈을 이루기 위하여 자신의 젊음과 청춘을 미국땅에 바쳤다.
30대초반에 미국에 날아갔던 부모님들은 코로나기간에 은퇴를 준비하는 중년이 되어
하나,둘 고향에 돌아오셔서 창업을 시작했다.
재혁이아버지도 코로나기간에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귀농을 결심했다.
연변에서 물좋고 산좋은 룡정땅을 사서 직접 집 두채를 짓었다.
유미네집과 재혁이네집은 설계와 인테리어까지 똑같았다.
재혁이아버지는 모태주 세잔을 마시고나서 미국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두들 한참 재미있게 재혁이아버지 이야기를 듣고있는데
재혁이가 하얀색 운동복차림으로 유미네집대문을 열고 들어오고있었다.
두손에는 커다란 과일주머니가 들려있었다.
준석이가 먼저 재혁이를 알아보고 소리쳤다.
"재혁이헨님이 왔슴다~"
일제히 모든 시선이 마당쪽을 향했다.
재혁이어머니가 아들을 보자 얼굴에 함박꽃이 피여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재혁이손에 들고있는 과일주머니를 받았다.
"사랑하는 아들, 밥은 먹고다니냐?"
"점심먹으러 왔슴다."
재혁이는 넉살좋게 웃으며 나이키신발을 벗고 구들위로 올라왔다.
"재혁아~ 오랜만이다~ 마침 잘왔어~"
유미어머니는 반색을 하면서 밥상에 수저와 밥그릇을 챙겨주었다.
"은주는? "
며느리사랑은 시아버지라더니 재혁이아버지는 은주문안부터 하셨다.
"집에서 잠다."
재혁이는 감히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재혁이는 부모님들께 한잔씩 술을 따라드리고나서
유미옆에 엉뎅이를 붙히고 앉았다,
유미는 재혁이를 보는순간 모아산에 끌고가서 패주고싶었다.
하지만 재혁이부모님면목을 보고 참고 또 참았다.
재혁이는 왜 혼자 농촌으로 내려왔을가?
은주와 또 싸웠을가?
.............
오후 12: 36분
유미어머니는 꽃향기 머금은 향긋한 차와 오렌지와 포도등 과일을 후식으로 준비하고 계셨다.
설거지를 마친 유미는 재혁이옆에 다가가 말을 건넸다.
"모아산에 산책하러 가자~"
재혁이는 두말없이 신발을 찾아신고 유미뒤를 따라 나왔다.
청량한 초여름의 숲속길입구,
유미와 재혁이는 말없이 나무계단을 따라 모아산으로 올라갔다.
은은하게 스며드는 햇살을 받으며 모아산절반쯤 올라가니
유미는 숨이차서 대리석걸상에 걸터앉았다.
짙고 깊은 녹음의 모아산중턱에서
해란강벌판을 내려다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것같았다.
유미와 재혁이는 해란강벌판을 향하여 "야~호"를 소리높이 웨쳤다.
유미가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피톤치트향을 만끽하고있을때
재혁이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너도 한대 피울래?"
재혁이는 담배한대를 건네주면서 유미옆에 앉았다.
"너 진짜 오늘 나한테 맞을래?"
유미는 재혁이를 흘겨보면서 담배를 사양했다.
"오늘 너한테 단단히 맞을 각오를 하고 왔다."
"아~ 진짜~넌 맞아야 정신차린다 ."
유미는 주먹으로 재혁이의 팔을 한매 때렸다.
재혁이의 팔은 근육이 단단해서 오히려 유미의 주먹이 튕겨나왔다.
경찰학교에서 몇년동안 특수훈련을 받은 재혁이는 몸자체가 강철이였다.
재혁이는 아픈 주먹을 문지르는 유미를 보면서 피씩 웃었다.
그리고 입에서 후~하고 담배연기를 모락모락 뿜어냈다.
"한가지 물어봐도 돼?"
유미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재혁이한테 물었다.
"아프게 물지말구 살살 물어라."
"헐~"
"너는 은주를 진짜 사랑하니?"
"휴~~알면서 왜 물어?"
"내가 너의 맘을 어떻게 아니? "
"니가 모르면 간첩이지"
"간첩좋아하고있네~진짜 제대로 말해봐"
"나도 몰라."
"그럼 왜 결혼한거니?"
" 엄마가 강박해서 울며겨자먹기로 했다."
"너 진짜 그것도 말이라고 하니?"
유미는 무의식적으로 또 주먹으로 재혁이의 가슴을 한매 쳤다.
"아~!"
유미는 너무나도 팔이 아파서 외마디 함성을 질렀다.
재혁이의 가슴근육도 강철처럼 단단했다.
"은주 오늘아침에 울면서 우리집에 찾아왔더라."
"한동안 잠잠하더니 왜 또 은주를 울게 만드니?"
"어제 3차까지 마시구 사우나에서 땀을 뺐어."
"그럼 새벽에라도 집에 들어가야 할거 아니야?"
"사우나에서 잠들어버린걸 나보고 어떡하라구?"
"너의 맘속에는 은주라는 존재가 있니? 없니?"
"은주가 새벽까지 안자고 너를 기다리는걸 뻔히 알면서..."
"먼저 자라고 말했는데 자꾸 전화질하니까 짜증나..휴~."
재혁이는 자기도 속이 타는듯 담배연기로 한숨을 푸~하고 내쉬였다.
"너같으면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않았는데 잠이 오겠니?"
" 피곤하면 먼저 자면 되지,"
"야! 정말 콱~."
유미는 재혁이와 대화가 안되자, 젖먹던힘으로 재혁이의 다리를 콱 찼다.
유미의 발목이 끊어지는듯 아팠다.
은주대신 복수하려다가 본전도 못찾고 오히려 당했다.
"아! "
"다리에 강철을 붙혔니?"
"아니~"
재혁이는 담배꽁초를 발로 부비면서 대답했다.
"은주 애기낳으면 난 이혼할거다."
"너 정말 책임감이라곤 손톱만큼도 없구나"
"나는 분명 콘돔을 사용했거든. 저애가 내꺼라구 믿어지지않는다."
"찢어진 입이라구 함부로 말하지마라. 은주는 너밖에 몰라"
"하여튼 이 결혼은 내가 원해서 한 결혼이 아니야"
"그럼 애는 어떡하구?"
"우리엄마 키워주겠지뭐"
"니가 만든애를 왜 너네 엄마가 키워주냐?"
"그리구 은주가 애까지 있는데 이혼해줄것같니?"
"이혼안해주면 난 지구촌에서 사라질거다."
"너같은 경찰이 있기에 세상이 이모양이꼴로 돌아가는거야~"
"경찰은 이혼못한다고 법에 규정되여있니?"
"야~!"
유미가 할말을 잃고 또다시 왼쪽발로 재혁이다리를 차려고 하자
이번에는 재혁이가 잽싸게 다리를 들었다.
"너는 지금부터 나와 친구도 아니다."
"니맘대로 안될걸."
"헐~"
유미는 대리석걸상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유미는 그자리에 푹 주저앉았다.
재혁이를 발로 찼더니 유미의 발목뼈가 잘못된것같았다.
유미는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럼 난 먼저 내려간다이~.바이바이~"
"야! 너~ 4가지~의리도 없는놈~"
"야~너 정말 인간맞어? "
유미가 뭐라고 욕하든 재혁이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유미는 재혁이의 커다란 뒤모습을 바라보면서 엄청 후회했다.
지금부터 친구가 아니란말은 하지말았어야 하는데....ㅠㅠ
.......
유미가 준석이한테 연락하려고 손전화를 찾았지만 호주머니에 없었다.
집에서 손전화를 충전해둔채로 나왔던것이다.
손목시계를 확인하니 오후 4시 6분을 가리키고있었다.
유미는 넓은 바다에 홀로 던져진 고독한 표류자와 같은 마음이 들었다.
숲속에는 귓가를 간지럽히는싱그러운 새소리만 들려왔다
유미가 푸른숲사이로 해란강벌판을 멍하니 내려다보면서
하나,둘,셋,넷,다섯,,,,,스물일곱을 세고 있을때쯤
누군가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오는 발걸음소리가 들렸다.
유미의 시선이 나무계단쪽으로 쏠렸다.
유미는 재혁이가 돌아올거라고 굳게 믿고있었다.
유미와 재혁이가 20여년동안 쌓아온 끈끈한 우정때문에.,,,
"자~오빠한테 업혀라~"
재혁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유미앞에 쭈쿠리고 앉았다.
"오빠 좋아하구있네~혼자 간다메? 왜 돌아왔어?"
사실 재혁이는 유미보다 일주일 먼저 태여났다.
맨날 자기가 오빠라고 고집부린다.
유미는 재혁이가 철이안든다고 맨날 동생취급해버렸다.
"주둥이만 살아가지구 빨리 업혀라"
"내가 50키로되는데 업을수 있겠니?"
"100키로라도 괜찮아~"
" 연길에 소문나겠다. 안돼"
"해가 저물기전에 빨리 내려가자"
하늘을 쳐다보니 태양이 이미 서쪽하늘을 빨갛게 물들이고있었다.
유미는 할수없이 살며시 재혁이 어깨를 잡고 뒤잔등에 살짝 업혔다.
재혁이는 유미를 애기업듯이 두손으로 다리를 꼭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