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버려진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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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39회 작성일26-08-11 13:35본문
나의 버려진 소녀
김혜련
기억은 기록이 아니였다.
고무지우개로 그렇게 깨끗이 지운후 더이상의 후유증이 없는 그런 기록이 아니였다.
하지만, 어느 바보같은 녀인네는 기억은 다만 기록이 되여달라고 소나기가 시원하게 지나간 여름창가를 무덤덤하게 바라보며 그 희미한 시선속에 간절한 소망을 담는다.
바다라는 이름은 항상 설레임을 싣고 파도로 밀려온다. 소나기가 지나간 바다가, 검푸른 물결도 례외가 아니였다. 종주먹을 쥐고 달려오는 아가의 주먹처럼 파도는 그렇게 귀엽게 달려와 내게로 안긴다. 마치 내 아기처럼.
어느새 바다가 백사장 저쯤에는 내리는 비줄기에 총총히 패인 작은 홈들의 련합으로 작은 도랑물이 생겼다. 그리고 제법은 굵직한 물줄기들이 바다를 향해 흘러들고있다. 나는 웬지 흥, 나를 두번 다시 안볼듯이 촐랑이며 흐르는 시내물이 조만간 파도로 다시 내게로 올듯말듯 깐죽거림을 알고있었기에 그렇게 코웃음을 쳤는가보다.
성준이는 옆에서 담배를 태우고있었다. 나는 그런 성준이에게 성큼 다가가 팔짱을 끼면서 장난을 건다.
《도랑물이 마라톤을 해서 바다가 되였다?》
《훗후, 바다로 오기전에 마를걸?》
《쟤네들은 안말랐잖어.》
《결국은 마르게 돼있어, 원천이 없는것들은.》
《그래도 그냥 내가 한 말이 재미있잖어.》
《한곳만 고치면 재미있을걸?》
《어떻게?》
《도랑물이 말라톤을 해서 바다가 되였다.》
《히히, 그렇네?》
성준이도 나도 깐죽거리고있었다. 해빛이 쨍 하고 비추면 흔적없이 말라버릴 일회용 도랑을 비꼬며, 혹은 부러워하며 검푸른 파도가 아직 가시지 않은 하늘아래서 나는 행복해보이는듯하다.
도랑물은 바다가 백사장의 가슴에 새겨진 한쪼각 기억이다. 아니면 기록인걸가?
철저하게 혼자가 되였던 내 3년 세월, 성준이를 다시 만나면서 나는 그 3년세월을 어쩜 종료하는듯하다. 지지리 힘들었던 날들이 성준이의 스치는 손길에 의해 마법처럼 지워진다는것이 신기할 정도로 나는 성준이에게 감사해하고 고마워하고있다. 하지만 감사해한다는건, 고마워한다는건,
말그대로 고맙고 감사할뿐이지, 아직도 나를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는 성준이에게는 늘 미안할뿐이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끝없는 거부는 아직 애틋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성준이의 눈빛이 부담스럽기만하다. 내 혼자서 간직해야 했던 비밀처럼.
우리의 두번째 만남.
인터넷 싸이트에 올렸던 내 구직광고를 보고 그의 메일이 날아든것이 한달전이였다.
《돈 많은 남자입니다. 님이 하실 일은 간단한 집청소와 나의 애인이 되여주는것입니다. 섭섭하지 않을만큼 보수는 챙겨드릴께요.》
《죄송합니다. 나름대로 지조를 지키는 녀자라 자신하며 살고있습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의미로 밥 한끼 사겠다는 그의 깎듯한 초대를 외면하지 못하고 제법은 화장을 짙게 하고 약속장소로 나갔던것이 그다음 주말이였다.
《너 처음 날 봤을 때 놀라지 않았어?》
《놀라긴, 까짓 일에.》
《솔직히 그렇게 메일을 보낸 사람이 나여서 실망했지?》
《나 회답메일 멋있게 보냈었지 않어?》
《훗후-》
남자는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얹는다. 3년전 그때처럼 왜 남의 녀자 어깨에 손을 얹어? 라고 되알지게 튕기진 못한다. 대신 내 왼손을 어깨우로 뻗혀 그의 손을 잡았다. 나를 내려다보며 그는 미소를 짓는다. 무척이나 흐린 여름하늘아래서 그의 풋풋한 사랑이 느껴져 좋은 바다가이다.
스무네살, 그 겨울을 생각한다.
내가 뛰쳐나왔던 상해의 야경이 자꾸만 내 눈앞에서 클로즈업이 된다.
그리고 스무네살의 지지리 아팠던 내 여름도 성준이를 바라보는 그 눈빛안에 있다.
나는 언제까지 성준이를 기만할수 있을가? 성준이는 언제까지 나에게 속아주어야 할가?
한유영, 그를 기억하고있는건 내 머리가 아닌 몸이다.
내 코가 그의 향기를 기억하고있다.
내 입술이 그의 입술을 기억하고있다.
내 손이 그의 부드러운 손길을 기억하고있다.
그리고 내 몸뚱아리가 괘씸하게 그의 흔적을 기억하고있다.
그 흔적우에 성준이가 화인처럼 새겨지고있다.
유영이의 그늘아래서 보냈던 3년, 그에 대한 내 집착의 굴레를 성준이가 벗겨주고있다.
그는 알고있을가? 사랑한다고 말을 하고있는 내 심장을 그는 느끼고있을가? 느껴주길 바라고 느껴줄가봐 나는 많이 두렵다.
《큰엄마- 사과 깎아줘!》
《너, 큰엄마란 말 하지 말랬지? 그냥 이모라 불러.》
《우리 엄마보다 크니깐 큰엄마지.》
조카녀석이 내옆에서 징징 조르고있다. 열아홉살에 시집을 가서 스무살에 덜컥 애기를 낳아버린 용감한 내 사촌동생, 그의 아기가 유달리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 예전에 내가 자기한테 잘해준걸 분명 기억하고있는걸가? 그해 여름, 고향에 있던 외사촌 동생이 결혼하겠다고 남자를 집에 데려왔을 때 이모는 펄쩍 뛰였다. 19살밖에 안된 어린 아이가 임신을 하여 결혼하겠다고 울며불며 난리를 하였으니 이모로서도 어이없고 당황했을법하다.
스무네살 여름에, 사촌동생의 결혼소식을 전화로 전해들으며 나는 축하한다는 말을 작게 하고있었다. 나와 유달리 친했던 사촌동생은 《언니 먼저 시집가 미안해.》라는 말을 행복하게 하고있었다. 고향에서 초졸하게 진행되였다는 동생의 결혼식에 나는 참가하지 못했다. 2박3일이라는 거리차이와 직장인이라는 핑게는 그럴듯 했지만 동생은 많이 섭섭해하는 눈치였다.
《엄마, 나도 임신하여 시집갈가?》
《롱담이라도 그런 말 하지 마라, 엄마 속 덜컥 한다. 우리 딸이 왜 그런 바보 같은 짓 하니? 나중에 참한 남자 만나면 엄마가 잘 보내줘야지.》
엄마와의 롱담 아니였던 롱담, 참한 남자 만나게 해서 잘 보내줄거라는 엄마의 말 한마디에 그해 여름 내가 흘렸던 두줄기 눈물 그리고 내가 혼자서 품어야 했던 엄청난 비밀.
성준이는 행복했다. 나도 행복했다.
김혜련
기억은 기록이 아니였다.
고무지우개로 그렇게 깨끗이 지운후 더이상의 후유증이 없는 그런 기록이 아니였다.
하지만, 어느 바보같은 녀인네는 기억은 다만 기록이 되여달라고 소나기가 시원하게 지나간 여름창가를 무덤덤하게 바라보며 그 희미한 시선속에 간절한 소망을 담는다.
바다라는 이름은 항상 설레임을 싣고 파도로 밀려온다. 소나기가 지나간 바다가, 검푸른 물결도 례외가 아니였다. 종주먹을 쥐고 달려오는 아가의 주먹처럼 파도는 그렇게 귀엽게 달려와 내게로 안긴다. 마치 내 아기처럼.
어느새 바다가 백사장 저쯤에는 내리는 비줄기에 총총히 패인 작은 홈들의 련합으로 작은 도랑물이 생겼다. 그리고 제법은 굵직한 물줄기들이 바다를 향해 흘러들고있다. 나는 웬지 흥, 나를 두번 다시 안볼듯이 촐랑이며 흐르는 시내물이 조만간 파도로 다시 내게로 올듯말듯 깐죽거림을 알고있었기에 그렇게 코웃음을 쳤는가보다.
성준이는 옆에서 담배를 태우고있었다. 나는 그런 성준이에게 성큼 다가가 팔짱을 끼면서 장난을 건다.
《도랑물이 마라톤을 해서 바다가 되였다?》
《훗후, 바다로 오기전에 마를걸?》
《쟤네들은 안말랐잖어.》
《결국은 마르게 돼있어, 원천이 없는것들은.》
《그래도 그냥 내가 한 말이 재미있잖어.》
《한곳만 고치면 재미있을걸?》
《어떻게?》
《도랑물이 말라톤을 해서 바다가 되였다.》
《히히, 그렇네?》
성준이도 나도 깐죽거리고있었다. 해빛이 쨍 하고 비추면 흔적없이 말라버릴 일회용 도랑을 비꼬며, 혹은 부러워하며 검푸른 파도가 아직 가시지 않은 하늘아래서 나는 행복해보이는듯하다.
도랑물은 바다가 백사장의 가슴에 새겨진 한쪼각 기억이다. 아니면 기록인걸가?
철저하게 혼자가 되였던 내 3년 세월, 성준이를 다시 만나면서 나는 그 3년세월을 어쩜 종료하는듯하다. 지지리 힘들었던 날들이 성준이의 스치는 손길에 의해 마법처럼 지워진다는것이 신기할 정도로 나는 성준이에게 감사해하고 고마워하고있다. 하지만 감사해한다는건, 고마워한다는건,
말그대로 고맙고 감사할뿐이지, 아직도 나를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는 성준이에게는 늘 미안할뿐이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끝없는 거부는 아직 애틋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성준이의 눈빛이 부담스럽기만하다. 내 혼자서 간직해야 했던 비밀처럼.
우리의 두번째 만남.
인터넷 싸이트에 올렸던 내 구직광고를 보고 그의 메일이 날아든것이 한달전이였다.
《돈 많은 남자입니다. 님이 하실 일은 간단한 집청소와 나의 애인이 되여주는것입니다. 섭섭하지 않을만큼 보수는 챙겨드릴께요.》
《죄송합니다. 나름대로 지조를 지키는 녀자라 자신하며 살고있습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의미로 밥 한끼 사겠다는 그의 깎듯한 초대를 외면하지 못하고 제법은 화장을 짙게 하고 약속장소로 나갔던것이 그다음 주말이였다.
《너 처음 날 봤을 때 놀라지 않았어?》
《놀라긴, 까짓 일에.》
《솔직히 그렇게 메일을 보낸 사람이 나여서 실망했지?》
《나 회답메일 멋있게 보냈었지 않어?》
《훗후-》
남자는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얹는다. 3년전 그때처럼 왜 남의 녀자 어깨에 손을 얹어? 라고 되알지게 튕기진 못한다. 대신 내 왼손을 어깨우로 뻗혀 그의 손을 잡았다. 나를 내려다보며 그는 미소를 짓는다. 무척이나 흐린 여름하늘아래서 그의 풋풋한 사랑이 느껴져 좋은 바다가이다.
스무네살, 그 겨울을 생각한다.
내가 뛰쳐나왔던 상해의 야경이 자꾸만 내 눈앞에서 클로즈업이 된다.
그리고 스무네살의 지지리 아팠던 내 여름도 성준이를 바라보는 그 눈빛안에 있다.
나는 언제까지 성준이를 기만할수 있을가? 성준이는 언제까지 나에게 속아주어야 할가?
한유영, 그를 기억하고있는건 내 머리가 아닌 몸이다.
내 코가 그의 향기를 기억하고있다.
내 입술이 그의 입술을 기억하고있다.
내 손이 그의 부드러운 손길을 기억하고있다.
그리고 내 몸뚱아리가 괘씸하게 그의 흔적을 기억하고있다.
그 흔적우에 성준이가 화인처럼 새겨지고있다.
유영이의 그늘아래서 보냈던 3년, 그에 대한 내 집착의 굴레를 성준이가 벗겨주고있다.
그는 알고있을가? 사랑한다고 말을 하고있는 내 심장을 그는 느끼고있을가? 느껴주길 바라고 느껴줄가봐 나는 많이 두렵다.
《큰엄마- 사과 깎아줘!》
《너, 큰엄마란 말 하지 말랬지? 그냥 이모라 불러.》
《우리 엄마보다 크니깐 큰엄마지.》
조카녀석이 내옆에서 징징 조르고있다. 열아홉살에 시집을 가서 스무살에 덜컥 애기를 낳아버린 용감한 내 사촌동생, 그의 아기가 유달리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 예전에 내가 자기한테 잘해준걸 분명 기억하고있는걸가? 그해 여름, 고향에 있던 외사촌 동생이 결혼하겠다고 남자를 집에 데려왔을 때 이모는 펄쩍 뛰였다. 19살밖에 안된 어린 아이가 임신을 하여 결혼하겠다고 울며불며 난리를 하였으니 이모로서도 어이없고 당황했을법하다.
스무네살 여름에, 사촌동생의 결혼소식을 전화로 전해들으며 나는 축하한다는 말을 작게 하고있었다. 나와 유달리 친했던 사촌동생은 《언니 먼저 시집가 미안해.》라는 말을 행복하게 하고있었다. 고향에서 초졸하게 진행되였다는 동생의 결혼식에 나는 참가하지 못했다. 2박3일이라는 거리차이와 직장인이라는 핑게는 그럴듯 했지만 동생은 많이 섭섭해하는 눈치였다.
《엄마, 나도 임신하여 시집갈가?》
《롱담이라도 그런 말 하지 마라, 엄마 속 덜컥 한다. 우리 딸이 왜 그런 바보 같은 짓 하니? 나중에 참한 남자 만나면 엄마가 잘 보내줘야지.》
엄마와의 롱담 아니였던 롱담, 참한 남자 만나게 해서 잘 보내줄거라는 엄마의 말 한마디에 그해 여름 내가 흘렸던 두줄기 눈물 그리고 내가 혼자서 품어야 했던 엄청난 비밀.
성준이는 행복했다. 나도 행복했다.

